1980년부터 디젤엔진을 전문 생산하던 쌍용중공업은 1989년 엔진 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고 1990년 9월 기업공개를 하게 됩니다. 이후 쌍용그룹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많은 기업들이 법정관리에 진입했을 때 외국계 자본이 소유하고 있던 기업들을 인수하며 조선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2001년 5월 쌍용그룹은조선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계열분리하여 설립했는데(신설법인) 이것이 바로 STX의 시초입니다. 그런데 STX는 2004년 이후 전례없는 조선/해운업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급성장, 2004년 지주회사를 출범하면서 STX엔진, STX중공업, STX에너지를 분할 신설하고 대동조선(현재 STX조선해양), 범양상선(현재 팬오션, 구 STX마린서비스) 회사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습니다.
승승장구하던 STX는 2007년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하고 2008년 중국 다롄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STX대련 조선해양 생산기지) 건설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10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급성장하여 재벌그룹 10위권을 넘보게 되었으나 이후 세계 금융위기 및 키코(KIKO)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것이 무너져버렸습니다. 2013년 STX그룹은 무려 1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 결국 강덕수 회장이 사퇴했으며 모든 계열사들이 매각되거나 채권단 자율협약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14년 해체되었습니다.
STX그룹은 해체되었으나 이후 법정관리 등을 거쳐 현재 8개 국내 계열사와 10개의 해외 계열사가 STX 기업집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현재 지배기업 STX가 국내외 계열사 투자와 무역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STX마린서비스 등 그 외 계열사들은 선박관리 및 플랜트, 산업용 밸브 제조업, 항공정비 사업, 리조트 운영, 산림개발, 미생물 제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STX 기업집단 연매출 1조~1.5조 원의 70%는 지배기업 STX의 원자재 수출입·무역 사업에서 발생합니다. 지배기업 STX는 철강, 비철금속, 유연탄, 석유제품 및 산업 기자재를 국내외 법인들에게 수출입해주고 있으며, 방산, 방역 물품 등을 해외에 공급하기도 합니다. 무역 사업은 국가 및 지역 간 가격과 정보 비대칭을 적극 활용하여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중개 판매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흐름과 환율,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좌우됩니다.
다만, 지난 2020년 코로나 판데믹 이후 HMM(구 현대상선)이 컨테이너선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쓸어 담을 동안 STX는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면서 적자가 확대, 이러한 흐름이 2022년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23~2024년쯤 자본잠식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STX엔진, STX중공업은?
STX엔진과 STX중공업은 현재 STX그룹 계열사가 아닙니다. STX엔진은 2013년 9월 5일 자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통한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자율협약)을 체결하였으며, 2017년 12월 28일 연합자산관리 주식회사에 매각되어 현재 (주)연합자산관리 기업집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STX중공업도 2013년 9월 자율협약을 체결하여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에 오른 뒤, 2018년 피티제이호 유한회사와(엔진 기자재 부문), 글로벌세아(플랜트 부문)에 매각했는데요. 여기서 피티제이호 유한회사에 매각된 엔진 기자재 부문이 현재의 STX중공업이며, 글로벌세아에 매각된 플랜트 부문은 세아STX엔진테크로 현재 비상장 상태입니다.